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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호랑이를 몰고다니는 '공포의 펫족'

디지털뉴스본부 김희윤 기자최종수정 2017.03.15 09:15 기사입력 2017.03.15 09:15
아랍 부자들, 맹수 애완동물 취향에 거리 살벌하네…가정부 물려죽은 사건도

아랍에미리트를 비롯한 중동권 국가에선 조수석에 자리잡은 사자, 표범, 치타 등의 맹수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으나 잇따른 인명피해로 이 같은 광경은 다시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사진 = Al Arabiya 트위터
아랍에미리트를 비롯한 중동권 국가에선 조수석에 자리잡은 사자, 표범, 치타 등의 맹수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으나 잇따른 인명피해로 이 같은 광경은 다시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사진 = Al Arabiya 트위터

[아시아경제 디지털뉴스본부 김희윤 기자] 역사적으로 중동은 애완동물 문화가 거의 없는 지역으로 알려져 왔다. 특히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세계적으로 애완동물로 널리 사랑받는 개를 아주 천시하는데, 이는 개를 매개로 한 기생충이 유발하는 피부병(ex. 리슈마니아증)의 유병률이 유독 높기 때문이라고. 하여 동물을 가축으로만 기르던 것이 오일머니로 부를 쌓은 재력가 사이에서 고급취미로 특이한 애완동물에 유행하기 시작하며 맹수를 중심으로 아랍권 애완동물 문화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슈퍼카와 돈 대신 맹수 수집 및 셀카로 부를 과시하는 중동의 괴짜부호 후마이드 알부카이시는 인스타그램에 잡아먹힐 듯한 애완맹수와의 사진을 올리며 화제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 = humaid albuqaish instagram
슈퍼카와 돈 대신 맹수 수집 및 셀카로 부를 과시하는 중동의 괴짜부호 후마이드 알부카이시는 인스타그램에 잡아먹힐 듯한 애완맹수와의 사진을 올리며 화제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 = humaid albuqaish instagram

애완 호랑이, 표범은 부와 용기의 상징

아랍 부호들 사이에선 맹수를 애완동물로 기르는 것이 부를 과시함과 동시에 용기를 상징하는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클릭 몇 번이면 인터넷 쇼핑으로 아프리카 밀수를 통해 들여온 사자나 치타를 손쉽게 구할 수 있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돼 왔다. 여행 차 두바이를 찾은 관광객이 도로 한복판의 SUV 조수석에서 고개만 빼꼼히 내민 치타를 보고 기겁하는가 하면,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한 쇼핑몰에서 관광을 즐기다 주인과 함께 산책에 나선 사자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는 광경을 중동권 국가에선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훈련받은 맹수라 하더라도 인간을 향해 돌연 공격을 취하는 순간까지 주인이 막는 일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훈련받은 맹수라 하더라도 인간을 향해 돌연 공격을 취하는 순간까지 주인이 막는 일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길들지 않은 맹수, 사람 잡네

문제는 무차별적으로 맹수를 사 모으는 석유 재벌의 수집벽으로 인해 애꿎은 일반인이 피해를 보는 데서 발생한다. 지난 2014년 쿠웨이트에서는 필리핀 가정부가 집주인이 키우는 사자에게 물려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가 하면, 카타르 도하에선 젊은 청년이 암사자를 구입 후 훈련시키는 도중 공격당해 숨졌는데, 이때 그의 친구가 그를 구하려 나서다 사자도 함께 희생되는 사건이 발생해 큰 물의를 빚은 바 있다. 2016년 아랍에미리트에선 애완용 호랑이 5마리가 탈출, 도로를 활보해 갑작스러운 교통체증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IFAW (국제동물애호기금)는 야생동물을 애완동물로 키우는 것을 금지하고, 이들을 기르게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캠페인을 교육부와 협력해 학교교육을 통해 펼치고 있다. 사진 = IFAW
IFAW (국제동물애호기금)는 야생동물을 애완동물로 키우는 것을 금지하고, 이들을 기르게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캠페인을 교육부와 협력해 학교교육을 통해 펼치고 있다. 사진 = IFAW

애완 맹수, 법으로 막는다

카타르는 호랑이, 사자 등의 야생동물을 애완용으로 키우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적발 시 징역 6개월에 최대 1만 리얄(약 317만 원)의 벌금을 부과해왔으나, 부호들에게 벌금은 껌값에 불과해 실질적 집행이 어려워 제재에 난관을 겪어왔다. 애완맹수 사건·사고로 몸살을 앓아온 아랍에미리트는 지난 1월 4일 사자, 호랑이, 표범, 치타 등 야생 맹수는 물론, 원숭이, 핏불 등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동물의 개인소유를 금하는 법을 정부 차원에서 시행하는 강경책을 내놨다.

법을 어기고 동물을 기르다 이들이 다른 사람을 공격해 사망할 경우 주인은 최대 종신형과 100만 디르함(약 3억2천만 원) 벌금형에, 중상을 입힐 경우 최고 7년형에 처해진다. 아울러 목줄 없이 공공장소에 애완동물을 데리고 나올 경우 최고 징역 1년 또는 징역 6개월에 벌금 1만~50만 디르함(약 320만~1억6천만 원)을 물어야 한다.


맹수의 애완동물화 열풍을 일찍부터 경계하고, 아랍에미리트에서의 처벌법안 입법을 적극 지지해온 IFAW(국제동물애호기금, The International Fund for Animal Welfare)의 중동 담당이사 모하메드 엘 사예드 박사는 성명을 통해 “아랍뿐 만 아니라 전 세계 정부에서 야생동물의 고통을 방지하고 맹수의 소유를 막기 위해 유사 법안이 도입돼야 한다”고 밝혔는데, 그는 지난해 카타르 도하의 고속도로에서 트럭을 탈출한 호랑이의 도주사건을 두고 “야생동물은 늘 위협적이며, ‘애완’이란 말이 통용되는 순간은 이들이 야생의 행동을 보이기 전이자 인간의 실수가 발생하기 전까지일 뿐”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해당 법 시행 후 도로에서 자주 목격되던 조수석의 맹수는 현재까지 많이 사라진 상태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디지털뉴스본부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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