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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 남편傳]부인보단 고양이가 더 좋았던 애묘왕, 숙종

디지털뉴스본부 이현우 기자최종수정 2017.03.20 10:15 기사입력 2017.03.20 10:15
KBS2TV 사극 장희빈의 숙종(사진= KBS2TV 드라마 '장희빈')
KBS2TV 사극 장희빈의 숙종(사진= KBS2TV 드라마 '장희빈')

[아시아경제 디지털뉴스본부 이현우 기자]조선 제 19대 임금인 숙종(肅宗)은 그의 두 번째 왕후인 인현왕후와 후궁인 희빈 장씨를 이용한 환국정치로 유명한 인물로 조선시대 임금 중에 개인사가 가장 널리 알려진 임금 중 한명이다. 가정 내 치정과 왕후들을 둘러싼 정치적 암투 속에서 흔히 간악한 희빈 장씨와 남인 세력에 휘둘렸던 왕처럼 묘사되지만 실록에서의 이미지는 많이 다르다.

오히려 실록에서는 희빈 장씨가 간악했다는 기록보다는 숙종의 무서운 성격이 더 부각돼있다. 어렸을 때부터 성격이 보통이 아니어서 궁인들이 옷을 입히거나 머리를 손질하는 것조차 못하게 했다고 한다. 결국 그의 어머니 명성왕후(明聖王后)가 아침마다 머리를 쥐어박으며 머리 손질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명성왕후도 얼마나 질렸는지 "세자는 그 성정이 아침, 점심, 저녁마다 모두 다르니 나로서는 감당할 수가 없다"고 이야기할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드센 성격은 어머니 명성왕후에게 물려받은 것으로 점차 자라나면서는 화병까지 생기면서 자주 복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대단히 신경질적인 성격이었으며 역대 임금들과 다르게 희로애락을 즉각적으로 표현해 그의 부인들은 물론 대신들도 당황한 적이 많았다고 한다.

정실 왕후도 희빈 장씨까지 포함하면 4차례나 바뀌었다. 보통 인현왕후가 그의 조강지처처럼 알려져 있으나 인현왕후는 그의 두 번째 부인이다. 그의 첫부인은 인경왕후(仁敬王后) 김씨로 숙종보다 2살 많았으며 숙종이 8살 때 세자빈으로 책봉됐고 숙종이 즉위하자 곧바로 왕후가 됐다. 역시 명성왕후처럼 성정이 대단한 인물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녀는 스무살에 천연두로 사망했고 그녀가 낳은 공주들마저 금방 세상을 떠나면서 숙종은 어린나이에 홀아비가 됐다.

그러고 두 번째로 들어온 인현왕후(仁顯王后) 민씨도 민간에서는 희빈 장씨의 대척점으로 대단히 온화하고 품위있는 여인으로 주로 드라마에 등장하지만 실록에서는 약간 다른 성격으로 나온다. 숙종의 어머니 명성왕후가 죽은 후 자신의 꿈에 나와 간악한 희빈 장씨를 쫓아내야한다고 계시를 내렸다고 하거나, 중전으로 복위한 이후 희빈의 저주로 몸이 좋지 않다고 자주 대신들에게 말했다는 내용이 있다. 그녀는 폐출된 이후 극도의 스트레스로 악성 종기가 생겨나기 시작해 환궁 이후 1년 반이나 투병한 끝에 사망했다.

이후 인현왕후가 죽고 1년만에 새 중전을 들이는데 이때 신하들의 반대가 거셌다고 한다. 아무리 중전의 자리가 중요하긴 하지만 보통 새 중전은 기존 왕후가 죽은 후 3년이 지나서 새로 뽑았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본부인의 3년상은 선비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반대를 내치고 숙종은 41세의 나이에 자신보다 25세나 어린 인원왕후(仁元王后) 김씨를 새 중전으로 맞아들인다. 당시 세자가 인원왕후보다 한 살 어린 나이였다.

이렇게 부인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애정이 없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고양이에 대한 애착은 대단했다고 한다. 실록에 직접 전하지는 않지만 당시 관료였던 성호 이익(李瀷)이 쓴 성호사설에 의하면 숙종은 금손(金孫)이란 이름의 고양이를 매우 총애해서 대전에서도 안고 정사를 봤다고 할 정도이며 금손의 어미 고양이였던 금덕(金德)이 죽자 장례식을 치러주고 추도시도 지었다고 한다.

훗날 숙종의 사랑을 많이 받던 금손이는 숙종이 서거하자 주인을 잃은 슬픔에 시름시름 앓다가 곧 죽어서 숙종의 능 옆에 묻어줬다고 전해진다. 영조 또한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궁에서 고양이를 많이 보고 자랐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여러마리를 한꺼번에 길렀던 것으로 추정된다. 부인에게 사약을 내릴 때도 눈 하나 깜짝 않던 냉혹한 임금의 이미지와 전혀 달랐던 것이다.



디지털뉴스본부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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