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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의습격]대통령이란 말 속엔 이미 '민주주의'가 숨어있다

디지털뉴스본부 이상국 기자최종수정 2017.05.10 04:15 기사입력 2017.05.09 16:33
president의 의미와 유래, 대통령이란 말의 시작은
선거벽보. 사진=아시아경제DB
선거벽보. 사진=아시아경제DB



▶ 저 높은 사람을 뭐라고 불러야 하지?

프레지던트(president)란 말을 처음 쓴 것은 1789년 미국에서였다. 영국과 독립전쟁 끝에 1783년 파리조약으로 독립을 승인 받은 미국은 그들의 새로운 나라를 통치할 첫 리더를 뽑았다. 조지 워싱턴이었다. 그의 직위를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했다. 왕처럼 혈연에 따른 세습이 아니라 임기가 정해져 있는 선출직 국가지도자를 '킹(king)'이나 폐하라고 부를 순 없었다.

고심 끝에 나온 말이 프레지던트였다. 라틴어의 '앞에 앉다'라는 말을 영어로 쓴 것이다. 회의석상의 맨 앞자리를 가리키는 뜻이었다. 국가 원수의 직위 명칭을 '앞자리' 정도로 부르는 것을 놓고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당사자인 조지 워싱턴이 이 명칭을 좋아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 어이, '앞자리'씨?


"나를 미스터 프레지던트라고 불러주게."

자신을 '앞자리氏(씨)'라고 불러달라는 것이다.

그 명칭 속엔 이미 민주주의적인 뉘앙스가 숨어있었다. 워싱턴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는 중임을 제한하는 개념이 없었다. 그는 종신대통령을 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두번의 임기를 마친 뒤 물러났다. 그때 그는 이런 말을 한다. "내가 오랫동안 대통령을 한다면 후대에도 장기집권이 잦아지지 않겠는가." 그는 장기집권이 가져올 수 있는 권력 집중과 부패를 염려한 것이다.

▶ 대통령, 즉 국왕이 총 맞았다

우리가 쓰고있는 대통령이란 말은 언제 생겼을까.

1842년 중국 위원이란 분이 쓴 '해국도지'라는 책에 통령이란 말이 나온다. 1866년 서계여의 '영환지략'이란 책에는 총통령이란 말이 등장한다. 일본은 1860년경 서양의 공화정치를 소개하면서 대통령이란 말을 처음 쓴다. 중국이 만들어낸 명칭을 참조했을 가능성이 있다.

1881년 조선의 신사유람단에 들어있던 이헌영은 '일사집략'이란 책을 썼는데, "신문지를 보니 미국대통령(즉 국왕)이 총을 맞아 상해를 입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1881년 7월 가필드 대통령이 총격을 당한 사건을 일본의 신문을 통해 읽은 것이다. 대통령이라는 낯선 명칭을 이해하지 못할까봐 '즉 국왕'이라고 풀이해준 것을 보면, 당시 조선의 국가체제 인식을 느끼게 한다. 프레지던트가 담고 있는, 민주주의의 향기까지는 맡지 못했음이 틀림없다.

▶ 백리새천덕이란 말도 등장

1883년 한미조약 서류에는 백리새천덕(伯理璽天德)이란 희한한 말이 나온다. 프레지던트를 음차해서 한자로 풀어쓴 것이다. 이 말은 곧 사라져버렸다. 대통령이란 말을 공식적으로 쓰게 되는 것은 1892년이다.





아시아경제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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