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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사람]"사랑, 지식, 연민…3가지 열정이 날 지배했다"

아시아경제 티잼 김철현 기자최종수정 2017.05.18 10:02 기사입력 2017.05.18 10:02
1872년 5월18일 태어난 세기의 석학 버트란드 러셀의 인생과 철학
버트란드 러셀
버트란드 러셀

철학자 버트란드 러셀은 1872년 5월18일 태어났다. 1970년 2월 세상을 떠났으니 98년을 살았다. 그의 98년 인생은 세기의 평화주의자, 반전(反戰)의 지성, 평화를 위한 행동파, 세기의 석학이라고 표현됐다. 그는 스스로의 삶에 대해 자서전의 서문에 이렇게 썼다. "단순하지만 누를 길 없이 강렬한 세 가지 열정이 내 인생을 지배해왔으니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에 대한 탐구욕,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기 힘든 연민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열정들이 마치 거센 바람과도 같이 나를 이리저리 제멋대로 몰고 다니며 깊은 고뇌의 대양 위로, 절망의 벼랑 끝으로 떠돌게 했다."

먼저 그의 사랑에 대한 생각은 결혼에 대한 고전으로 꼽히는 '결혼과 도덕'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이 책에서 개인의 내밀한 감정인 사랑이, 어떻게 결혼을 통해 사회의 필수적 요소로 기능하는지를 추적했다. 러셀은 "남녀 간의 진지한 사랑은 인간의 모든 체험 가운데서 가장 풍요로운 것이 된다. 이런 사랑은 모든 위대하고 귀중한 것들과 마찬가지로, 그 자체의 도덕을 필요로 하며, 더 큰 것을 위해서 작은 것을 희생할 것을 요구한다"고 썼다. 왜곡된 제도가 아닌 그 근원적인 감정인 사랑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그는 사랑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누군가를 제대로 사랑하는 것은 삶을 확장시켜주며 자신의 가능성을 발현시키는 강력한 힘이라고 역설했다.

지식에 때한 탐구욕과 관련해 그는 철학, 수학, 과학, 역사, 교육, 윤리학, 사회학, 정치학 등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그는 이 방대한 분야에서 40권 이상의 책을 쉬지 않고 출간할 정도로 왕성한 지식욕을 가지고 있었다. 하루 평균 3000 단어 이상을 쓸 정도로 쉼 없이 지적 열정을 불태웠다고 한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문필가였고 논리학자, 철학자, 수학자, 사회사상가로서 19세기 전반에 비롯된 기호논리학을 집대성하기도 했다.

그가 얘기한 세 가지 열정 중 방점이 찍히는 것은 인류의 고통에 대한 연민이다. 그는 학자였지만 학문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았다. 전쟁을 반대하는 글을 써 수감되기도 했고 세계대전 이후 수소폭탄 반대운동, 핵무장 반대운동 등을 벌였다. 또 쿠바 위기와 중국·인도의 국경 분쟁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주장을 펼쳤다. 영국의 귀족 출신이었지만 여성해방 운동에도 앞장섰다.

평생 이 세 가지 열정을 불태웠던 그에게 '행복'을 준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행복의 정복'에 이렇게 썼다.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한 성원임을 자각하고, 우주가 베푸는 아름다운 광경과 기쁨을 누린다. 행복한 사람은 자신은 자신의 뒤를 이어 태어나는 사람들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죽음을 생각할 때도 괴로워하지 않는다." 그는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이 행복을 느끼게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살기 위해 그가 권한 것은 '게으름'.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라는 글에서 그는 "모든 도덕적 자질 가운데서도 선한 본성은 세상이 가장 필요로 하는 자질이며 이는 힘들게 분투하며 살아가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편안함과 안전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글을 이렇게 끝맺는다. "현대의 생산 방식은 우리 모두가 편안하고 안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그런데도 우리는 한쪽 사람들에겐 과로를, 다른 편 사람들에게는 굶주림을 주는 방식을 선택해 왔다. 지금까지도 우리는 기계가 없던 예전과 마찬가지로 계속 정력적으로 일하고 있다. 이 점에서 우리는 어리석었다. 그러나 이 어리석음을 영원히 이어나갈 이유는 전혀 없다." 노 철학자의 이 충고는 여전히 유효하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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