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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검 돋보기]'임을 위한 행진곡'과 게르니카

아시아경제 티잼 김철현 기자최종수정 2017.05.18 14:39 기사입력 2017.05.18 14:39
제창된 '임을 위한 행진곡', 문 대통령 "단순한 노래가 아니다"
18일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손을 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18일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손을 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18일 '임을 위한 행진곡'이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이날 제37주년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됐기 때문이다. 이 노래는 정부가 5·18 기념식을 공식 주관한 2003년부터 2008년까지는 제창됐지만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듬해인 2009년부터는 '합창' 형식으로 바뀐 바 있다. 국가보훈처는 당시 종북 논란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제창에 반대했다. 5·18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데도 반대해 왔다. 하지만 5·18 유족들과 광주 시민들은 줄곧 제창을 원했다. 제창은 행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부르는 방식이지만 합창은 별도의 합창단이 노래를 부르면 나머지 참석자는 따라 부르지 않아도 된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관심이 집중된 이유는 이 노래가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5·18 기념사에 잘 나타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다. 오월의 피와 혼이 응축된 상징이다.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 그 자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것은 희생자의 명예를 지키고 민주주의의 역사를 기억하겠다는 것이다. 오늘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은 그동안 상처받은 광주정신을 다시 살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소설가 황석영이 가사를 쓰고 전남대 출신 김종률이 곡을 지었다. 처음엔 음악극 '넋풀이 굿'에 포함된 노래였다. 광주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두 남녀의 영혼결혼식에서 '산 자'에게 남기는 마지막 노래로 '임을 위한 행진곡'이 흘렀다. 이 노래는 카세트테이프에 녹음돼 전국에 퍼졌다고 한다. 시민들을 학살한 전두환과 신군부가 광주민주화운동을 공산주의자의 봉기라고 발표한 상황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은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이는 나치의 스페인 양민 학살을 세상에 알린 파블로 피카소의 '게르니카'와 같은 의미가 있다. 1937년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중심도시 게르니카에 대한 독일군의 폭격은 당시 내전을 일으킨 프란시스코 프랑코를 돕기 위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프랑코는 게르니카를 방어하던 이들이 퇴각하며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진실을 알고 경악한 피카소가 이 학살극을 그려 '게르니카'라고 제목을 붙이면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역사가 됐다.

이 때문에 스페인 마드리드의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에 걸려 있는 게르니카를 보면 1980년 5월의 광주를, '임을 위한 행진곡'을 떠올리게 된다. 서경식은 '나의 서양미술 순례'에 이렇게 썼다. "멀리 마드리드에 달려와서 게르니카를 마주하고 선 그때 나의 가슴에 되살아나는 것은, 아직도 생생한 '광주'의 기억이었다. (중략) 1980년 5월 한국 광주시에서는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다수의 학생과 시민들이 계엄군에 의해 학살됐던 것이다. 굴욕을 당하고, 수탈을 당하고, 살육을 당해온 우리 민족은 과연 우리들 자신의 게르니카를 산출해냈는가."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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