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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영화 '화려한 휴가'의 외침 "우리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

아시아경제 티잼 김희윤 기자최종수정 2017.05.18 17:02 기사입력 2017.05.18 17:02
'꽃잎'부터 '택시운전사'까지 스크린이 담아낸 5·18
영화 '화려한 휴가'는 5·18 당시 광주를 시민군에 가담하게 된 주인공을 중심으로 충실하게 재현해 개봉 후 큰 반향을 일으켰다. '화려한 휴가' 스틸 컷
영화 '화려한 휴가'는 5·18 당시 광주를 시민군에 가담하게 된 주인공을 중심으로 충실하게 재현해 개봉 후 큰 반향을 일으켰다. '화려한 휴가' 스틸 컷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제37주년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눈시울을 적신 가운데 5·18을 배경으로 한 영화 '화려한 휴가'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영화 '화려한 휴가'는 작은 도시 광주서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두 형제가 눈앞에서 시민을 무차별 폭행하는 공수부대의 모습을 목도하고 시민군의 일원이 되는 이야기다. 그날 그 도시에 어떤 사람들이 있었고 또 그들을 움직인 감정이 무엇인지를 재현하며 개봉 당시 호평을 받았다.

18일 기념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광주의 진실은 저에게 외면할 수 없는 분노였고, 아픔을 함께 나누지 못했다는 크나큰 부채감이었다. 그 부채감이 민주화운동에 나설 용기를 주었다. 그것이 저를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성장시켜준 힘이 됐다"고 고백했다.


'화려한 휴가' 후반부 여주인공이 시내를 돌며
'화려한 휴가' 후반부 여주인공이 시내를 돌며 "우리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외치는 새벽방송은 실제 계엄군의 도청 진압일 새벽 있었던 여대생의 방송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당시 방송을 맡았던 박영순(58)씨는 '내란 부화수행'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는데, 지난 2015년 재심을 통해 35년 만에 무죄를 증명할 수 있었다. '화려한 휴가' 스틸 컷

우리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형제가 시민군이 된 이유 역시 문 대통령의 고백과 비슷하다. 거창한 목표나 명령 때문이 아닌 눈앞에서 이유 없이 폭도로 몰려 친구와 형제를 잃은 사람들이 총을 잡고 저항한 것이다.

영화 후반부에서 도청이 함락되던 날인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의 진압작전 직전 있었던 마지막 새벽방송에서 눈물로 진심을 호소한 이요원의 모습은 실제 5·18 당시 여대생으로 방송을 진행했던 박영순(58) 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다.

"우리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5월 광주에 갖고 있는 부채감을 은연중에 담아 표현한 대사로 실제 새벽방송엔 없던 내용이었다. 영화에서 진실을 외면할 수 없었던 그날 광주 시민들은 공수부대의 유린과 만행 속에서 죽거나, 간신히 살아남는다. 1980년 5월 광주의 시민들이 금남로를 가득 메웠던 것은 독재 정권의 폭압에 대한 비판의식 때문이 아닌 나와 살을 맞대고 얼굴을 부비고 생활을 함께한 이에게 가해진 폭력에 대한 항거 때문이었다.

영화의 제목 '화려한 휴가'는 1980년 5월 17일 전두환의 신군부 세력이 광주에 투입한 특전사 소속 7여단과 11여단 병력에 내린 작전명이었다. 영화 '화려한 휴가'는 5·18을 영화라는 장치를 통해 당시를 해석하려 들지 않되 오히려 충실하게 현재의 감성으로 재현해냈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택시운전사'는 서울에서 독일 방송기자를 태우고 광주로 향하는 소시민의 눈에 비친 5·18을 그려낼 예정이다. '택시운전사' 스틸 컷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택시운전사'는 서울에서 독일 방송기자를 태우고 광주로 향하는 소시민의 눈에 비친 5·18을 그려낼 예정이다. '택시운전사' 스틸 컷

꽃잎부터 택시운전사까지 영화 속 5·18

"꽃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너의 붉은 피 두부처럼 잘리워진 어여쁜 너의 젖가슴 오월 그날이 다시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임을 위한 행진곡과 함께 5·18 민중가요로 널리 알려진 '오월의 노래' 가사는 1996년 장선우 감독의 영화 '꽃잎'을 통해 스크린에 옮겨졌다.

최초로 5·18을 영화에 그려냈던 이정국 감독의 1990년 작 '부활의 노래'는 고증결함을 빌미로 검열에 의해 몇몇 장면이 삭제된 뒤 개봉 된 바 있는데, 당시 평민당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의원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형 민우를 연기한 김상경의 극중 직업은 택시운전사인데, 공교롭게도 5·18 광주를 배경으로 독일 방송기자를 태우고 당시 광주로 간 택시운전사의 눈에 담긴 현장의 모습을 그려낸 장훈감독의 영화 '택시운전사'가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아시아경제 티잼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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