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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땜에 잠 못잔다고? …아니 '빛' 땜에 잠 못자! 한해 1700명

아시아경제 티잼 김희윤 기자최종수정 2017.07.13 11:14 기사입력 2017.07.13 11:14
빛공해 불면이 암유발 원인이란 경고도…'내게 어둠을 달라' 민원 폭주

지난해 서울시에 접수된 '빛공해 관련 민원'은 2043건을 기록했으며, 그중 수면방해가 1700건에 달해 새로운 공해의 주범으로 도심 조명이 주목받고 있다. 일러스트 = 오성수 작가
지난해 서울시에 접수된 '빛공해 관련 민원'은 2043건을 기록했으며, 그중 수면방해가 1700건에 달해 새로운 공해의 주범으로 도심 조명이 주목받고 있다. 일러스트 = 오성수 작가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 이제는 다 못 헤는 것은 /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밤하늘 빛나는 별에 어머니와 친구의 얼굴과 이름을 아로새기던 윤동주 시인의 ‘그리움’은 우리에겐 낯선 풍경이 된지 오래다. 거리 곳곳에 설치된 조명에 낮처럼 밝은 밤의 풍경은 도시인의 별과 은하수를 앗아갔다. ‘빛공해’라 불리는 현상은 이제 단순한 눈부심을 넘어 대기오염, 수질오염 못지않게 생태계 교란과 인간 생활에 악영향을 미치는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서울 도심 야경. 어두운 하늘에 별보다 더 밝은 빛을 도심 속 조명들이 발하고 있다. 사진 = SEOUL VIEW 영상 캡쳐
서울 도심 야경. 어두운 하늘에 별보다 더 밝은 빛을 도심 속 조명들이 발하고 있다. 사진 = SEOUL VIEW 영상 캡쳐

별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

지난 5월 20일 서울시가 공개한 ‘빛공해 관련 민원현황’은 2016년 한 해 동안 서울시에 접수된 관련민원이 2,043건이라 기록하고 있다. 그 중 수면방해는 1,700건으로 도심 빛공해로 인한 ‘빛의 침입’ 피해규모를 추정할 수 있다.

서울뿐 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빛공해 피해는 이미 위험을 넘어 심각한 단계다. 2014년 국제 공동연구팀이 발표한 ‘전세계 빛공해 실태’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이탈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89.4% (국토면적 중 빛공해 노출지역)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2013년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이 제정됐지만 쏟아지는 민원 대응 차원의 빛공해 실태조사도 아직 미비한 상황. 이에 서울시와 18개 자치구는 12일 첫 빛공해 실태조사에 나섰다.


빛공해 현황을 위성사진으로 안내해주는 'lightpollutionmap'에 나타난 대한민국과 주변국의 빛공해 분포. 극심한 밝기를 보이는 서울과 대비되는 북한의 현황이 인상깊다. 사진 = lightpollutionmap
빛공해 현황을 위성사진으로 안내해주는 'lightpollutionmap'에 나타난 대한민국과 주변국의 빛공해 분포. 극심한 밝기를 보이는 서울과 대비되는 북한의 현황이 인상깊다. 사진 = lightpollutionmap

잠 못 자면 암 생긴다?

빛공해는 산업화, 도시화에 따른 필연적 산물이지만 이로 인한 생태계 교란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010년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빛공해를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어두운 상태에서 수면 중 생성되는 멜라토닌은 암을 억제하는 효능을 갖고 있는데, 수면 중 빛공해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돼 신체의 면역 밸런스를 무너트린다. IARC는 빛공해로 인해 불면증에 시달릴 경우 암 유발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을 들어 빛공해에 대한 주의를 권고했다.

‘잠 못 드는’ 농작물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야간 빛공해에 의해 개화시기가 앞당겨졌거나 늦춰져 피해를 본 작물은 벼, 보리, 밀, 시금치, 콩, 들깨 등으로 특히 빛공해 노출시 벼는 수확량이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식량생산에 큰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빛공해가 산업사회의 새로운 오염주범으로 지목됨에 따라 1988년 발족한 국제밤하늘보호협회(IDA; International Dark-SKY Association)는 빛공해로부터 어두운 밤하늘 환경 보호를 위해 세계 각국에 어두운 하늘 공원을 지정하고 있다. 2015년엔 아시아 최초로 경북 영양의 반딧불이 공원이 여기에 선정돼 화제가 됐다.

한편 빛공해에 대한 피해를 지속적으로 연구해온 플로리다 애틀랜틱 대학교 에릭 벤더누트 교수는 “빛공해는 대기, 토양, 수질오염에 영향을 미치는 화학물질 유출에 맞먹는 피해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가 밤낮없이 에너지 자원에 돈을 지불하고 소비하며 스스로를 오염 속에 가두는 행위는 약간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 지금 당장 조명을 끄면 된다”며 생활 속 작은 실천과 함께 정부의 정책적 협조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경제 티잼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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