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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요일에 보는 경제사]석탄을 처음 사용한 나라가 영국이 아니라 중국?

아시아경제 티잼 이현우 기자최종수정 2017.09.01 15:45 기사입력 2017.09.01 15:45
(사진=위키피디아)
(사진=위키피디아)

"중국에서는 산의 광맥에서 뽑아내는 일종의 검은 돌을 마치 장작처럼 태우는데, 다른 연료는 사용되지 않는다"

마르코 폴로(Marco Polo)의 동방견문록에 나오는 이 표현에서 마치 장작처럼 타들어가는 '검은 돌'의 정체는 다름아닌 '석탄'이다. 보통 석탄이라 하면 18세기 증기기관의 탄생과 더불어 활발히 활용된 근대 영국의 연료로 알려져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이전부터 중국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이 불타는 검은 돌을 발견한 것은 상고시대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이미 서기 3세기부터 석탄을 비롯해 일명 화정(火井)이라 불리던 천연가스도 활용했으며 대부분 난방용 연료나 도자기 제작, 소금을 끓이는데 활용했다고 한다. 중국 특유의 강한 화력을 이용한 볶음 요리 발전에도 석탄은 큰 역할을 했다.

석탄은 중국 당나라 때 이후 활발히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며 강한 화력이 필요한 요리에도 많이 사용됐다.(사진=위키피디아)
석탄은 중국 당나라 때 이후 활발히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며 강한 화력이 필요한 요리에도 많이 사용됐다.(사진=위키피디아)

이후 주로 목재의 보조용도 정도로 사용되던 석탄은 송나라 시기부터 사용량이 급증했다. 당나라 시대 이후 중국의 인구가 1억명을 돌파하며 급증세를 보이면서 마구잡이로 베던 나무가 급감함에 따라 만성적인 목재부족에 시달리게 됐기 때문이다. 이후 동아시아 지역에서 중국과 교역하던 나라들은 소량이나마 석탄을 사용하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석탄 관련 기록은 생각보다 오래전부터 나온다. 삼국사기에 신라 진평왕 31년인 서기 609년, 정월 '모지악(毛只嶽)' 지하에서 불이 났는데 그해 10월까지 불탔다는 기록이 있다. 이는 현재 경북 포항 일대 갈탄 매장지역에서 발생한 자연발화로 추정된다. 이후 고려사에서도 명종 10년인 1180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는 기록이 있다.

2009년 태안 앞바다에서 발굴된 마도 1호선에 실린 석탄 모습(사진=위키피디아)
2009년 태안 앞바다에서 발굴된 마도 1호선에 실린 석탄 모습(사진=위키피디아)

또한 지난 2009년 태안 앞바다에서 발굴된 마도 1호선에 실린 화물 중 곡물, 청자, 젓갈과 더불어 석탄이 50kg 가량 같이 실려 있었다고 한다. 함께 출토된 목간에 의하면 이 배에 실린 물건들은 1208년, 고려 희종4년 당시 대장군 김순영에게 보내는 물건 중 일부였다. 이후 개항기 이전에도 흑토를 태우는 방법 등으로 사용법을 설명하는 기록들이 존재한다.

사실 서양에서도 알려진 것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였으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중세시대인 11~12세기부터였다. 이후 르네상스 시기를 거치며 인구가 크게 늘어나자 16세기부터 숲의 황폐화가 문제시되며 사용이 이뤄졌다. 이후 18세기 산업혁명기를 거치면서 사용량이 급증했다. 증기기관도 원래는 석탄 광산 채굴시 물을 퍼내기 위한 펌프를 돌리려고 만든 엔진에서 비롯됐다.

특히 18세기 말부터 증기기관이 발명되고 석탄사용이 크게 늘어난 것은 소빙기 현상이 극심해지면서부터였다. 연평균 기온이 크게 떨어진 이 시기에는 연료 사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으며 수량이 부족한 목재에 비해 좀더 싼 가격으로 보일러를 때울 수 있는 석탄 수요가 늘었다. 석탄을 효율적으로 캐기 위해 만든 증기기관이 이후 증기기관차와 증기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되면서 19세기부터 석탄은 '검은 다이아몬드'라 불리며 전략자원으로 이용됐다.

석탄을 이용한 화력으로 움직이는 증기기관차(사진=위키피디아)
석탄을 이용한 화력으로 움직이는 증기기관차(사진=위키피디아)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부터 본격적으로 석탄 채굴이 시작됐다. 한때는 강원도 지역을 중심으로 주요 산업 중 하나로 취급받았지만 이제는 비중이 매우 작아졌다. 한반도에는 남북한에 걸쳐 상당량의 무연탄이 매장돼있지만 한반도는 지형이 오래됐기 때문에 대부분의 석탄층이 지하 깊숙이 위치해있어 채굴단가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1980년대 이후 합리화 사업을 통해 탄광 대부분이 폐광된 상태다. 이로인해 아직도 15억톤(t) 정도로 추정되는 우리나라의 석탄은 지하에 아직 잠들어 있는 상황이다.

한편으로 2차 세계대전 전후로 다양한 발전 방식이 생겨나고 친환경 에너지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석탄은 졸지에 환경파괴의 주범 중 하나로 낙인찍히면서 기피 자원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석탄의 사용에 대한 학자들간 이견은 아직도 분분하다. 석탄 사용이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그나마 소수 남아있던 삼림을 지키는데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만약 석탄 수요가 늘지 않았다면 이미 지구상에 남은 나무가 한그루도 없었을 것이란 추정도 있을 정도다.

앞으로도 석탄을 활용한 화력발전을 현실적으로 완전히 없애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발전 단가가 가장 싼 것은 원자력 발전이지만 각국의 비핵화 노력과 함께 유치할 지역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친환경 에너지들은 발전단가가 상당히 높고 시설 건조비용도 엄청나서 당장 화력발전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 여기에 같은 화석연료라 해도 석유 연료비가 석탄의 5배 정도라 석탄 화력발전의 상대적인 효율성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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