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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아들이 유학비 달라고 소송 제기하면?

디지털뉴스본부 김철현 기자최종수정 2017.09.12 10:48 기사입력 2017.09.12 10:48
법원 "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 의무는 미성년 자녀와 다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 속담 중 "자식을 키우는 데 오만 자루의 품이 든다"는 말이 있다. 자식을 낳아 홀로서기를 할 때까지 부모가 쏟아야 할 공력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말이다. 그런데 다 큰 자식이 그 공력이 충분하지 못했다며 소를 제기하면 어떻게 될까? '오만 자루 품'이 든다는데 만 자루 정도 부족하니 늦게라도 달라고 하면 말이다. 처한 상황이나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근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반대를 무릅쓰고 유학을 간 아들이 아버지를 상대로 제기한 부양료 청구 소송에서 아버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사건을 재구성해보면 이렇다. A씨의 둘째 아들 B씨는 중학생이던 지난 2010년 유학을 떠났다. 형도 미국에서 유학 중이었다. 하지만 A씨는 한국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해 유학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첫째 아들과 별 문제가 없었던 둘째는 다르다고 여겼다. 둘째의 유학을 반대했지만 아들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결국 둘째 아들은 외가의 도움으로 유학길에 올랐고 A씨는 이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던 아내와 별거에 들어갔다.

문제는 B씨가 성인이 된 뒤 불거졌다. A씨는 성인이 된 아들의 양육비 지원을 중단했지만 미국 명문 대학에 들어간 B씨는 막대한 등록금을 부담해야할 처지였다. B씨는 지난해 양육자인 어머니의 변호사를 통해 A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016∼2017년 봄·가을학기 학비와 기숙사비 등 1억4464만원을 부양료로 달라는 것이었다. "부모의 도움을 받아 살아가는 성년 자녀가 대폭 증가한 현실을 고려해 A씨가 부양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게 B씨 측의 주장이었다. 일본·미국·영국·이탈리아 등에서는 대학생 자녀에 대한 부모의 부양료 지급 의무를 인정한다는 논리도 덧붙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최근 B씨의 재항고를 기각하고 A씨가 학비 등을 대지 않아도 된다고 본 원심 결정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B씨가 요구한 억대의 유학비는 부모가 지원할 의무가 있는 '통상적인 생활에 필요한 비용'의 한도를 넘어서는 것으로 봤다.

또 판례로 볼 때 성인이 된 자녀가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는 경우는 객관적으로 생활비를 자력 충당할 수 없는 곤궁한 상태이고 부모가 사회적 지위에 맞는 생활을 영위하면서도 여력이 있을 때인데 B씨의 경우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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